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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베트남은 문화, 역사, 지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유사하지만, 역사적으로 특별한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각각 두 민족이 외세 침입을 어떻게 물리쳤는지 역사적 배경과 정치적 국면을 검토하여, 두 국가의 정치적 선택과 이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두 민족은 모두 몽골 제국의 침략을 받았으며 지속적인 외세 침입으로부터 국가를 지켜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받았고, 20세기 중반부터 국가가 분단된 역사적 운명이 유사하다. 양국은 평화를 회복하기 위하여, 1954년 제네바 회담이라는 중요한 국제회의에서 양국의 운명을 토론하였다. 그러나 두 국가는 서로 다른 역사적 운명을 가지게 되었다.
첫째,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패권국 미국과 강대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고, 베트남은 북쪽의 대국 중국과 육상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남쪽과 서쪽은 비교적 국력이 중견국(Middle Power)에 해당하는 여러 국가들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이 국토수호를 위하여 자신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분석될 수도 있지만, 실제 한반도가 세력균형을 이용하여 장기적으로 어느 강대국으로부터도 침략이나 식민지배를 회피하며 상대적으로 독립을 유지하는 요소가 되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으로 강대국의 세력균형이 붕괴되어 한반도가 35년동안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이와 반대로 베트남이 한반도에 비하여 유리한 국제환경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지만, 패권국 중국의 침략 야망을 견제하고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세력이 존재하지 않아서 천년 동안 중국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다.
둘째, 베트남이 서방에 쇄국정책을 취했을 때 프랑스의 침략으로 국권을 상실했고, 한반도는 문호개방정책을 펼쳤을 때 일제의 침략으로 합병되었다. 문호개방으로 일본에만 이익이 되었고, 이미 1910년 이전에 국권의 많은 부분이 일제로 넘어간 상태였다. 셋째, 식민지로 전락한 한반도는 일제 지배의 불법성을 벗어나기 위하여 서방(미국, 프랑스 등)에 도움을 호소하였지만, 베트남은 서방(프랑스, 미국)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Phan Boi Chau의 운동 같은 경우 초기에 일본의 도움을 요청한 바가 있다. 따라서 식민침략하의 두 나라의 민족주의가 서로의 적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하였다. 넷째, 한반도에서는 기독교가 일본에 대항하는 애국운동에 가담했다면, 베트남에서는 기독교가 프랑스와 힘을 합쳐 식민주의자들의 베트남 침략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처럼 한반도와 베트남의 운명이 국가 존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두 국가의 역사적인 운명에서 어떤 시사점을 주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