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 Oc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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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실 혼례식에 사용된 음식 기물

17 Oct 2024, 14:00
30m
Room 106, C1 Building

Room 106, C1 Building

Speaker

Haiyin Kim (한국학중앙연구원)

Description

이 논문은 조선시대 왕실 혼례식 중 동뢰(同牢) 절차에서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는 데 사용되는 기물의 종류와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의례에서는 많은 매개물이 등장한다. 의례에 쓰이는 물품은 예의 상징성을 형상화하는 매개물 중 하나로, 매 의식마다 그 권위와 등급에 맞는 의물이 사용되어 의례의 의미와 형식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다.
조선시대 왕실 혼례에서도 여러 물품이 사용되었다. 국왕의 혼례는 납채(納采)·납징(納徵)·고기(告期)·책봉(冊封)·친영(親迎)·동뢰(同牢)의 절차로 진행되다. 이 중에서 동뢰는 현재의 결혼식에 해당하는 혼례의 중심 절차이다. 신랑과 신부가 서로 만나 절하고 술과 음식을 먹는 절차가 핵심이 되는데, 이 논문에서는 이때 사용되는 식기에 대해 집중한다.
기물의 종류를 크게 음식을 먹는 데 사용되는 ‘음식 기물’과 술을 마실 때 사용되는 ‘준작(尊爵) 기물’로 구분하고, 해당하는 기물에 대해 의궤의 그림과 실제 유물을 통해 분석한다. 음식 기물로는 음식을 놓는 상탁(床卓), 음식이 담기는 그릇, 음식을 높이 고여 쌓는데 필요한 ‘우리’, 음식의 독을 판별하기 위한 ‘은고첨(銀孤尖)’ 등이 있다. 준작 기물로는 신랑과 신부가 술을 세 번 마실 때 사용되는 술병과 술잔, 그리고 술을 놓는 탁자인 ‘주정(酒亭)’ 이 있다.
특히 술병과 술잔은 동뢰 의식의 중심 기물로,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제작되어 신랑, 신부의 하나됨을 경축한다. 술을 한 잔 마실 때마다 술병과 술잔이 달라지며, 신랑과 신부에게도 각각 다른 형태의 술병과 술잔이 사용된다. 마지막 세 번째 술잔은 표주박잔인 ‘근배(巹盃)’를 쓰는데, 원래 하나였던 표주박을 둘로 잘라 만든 술잔으로서 신랑 신부의 화합을 상징한다.
논문에서는 이러한 그릇의 종류와 형태, 남녀 및 신분별 차이, 실제 유물과의 비교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또한 혼례 기물은 연향이나 일부 제사와도 공통점이 있고, 다른 나라의 왕실 혼례식 기물과도 통하는 점이 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문화의 전파와 소통 측면에서 비교 연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는 조선 왕실의 혼례 문화를 보다 풍부하게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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