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 Oct 2024
VNU Hanoi, University of Languages and International Studies
Asia/Ho_Chi_Minh timezone
welcome!

퇴계 감정론 연구 : 허령의 종교성을 중심으로

17 Oct 2024, 14:10
40m
Room 108, C1 Building

Room 108, C1 Building

Speaker

Sanghee Hwang (성균관대학교)

Description

동종의 사과나무라도 심는 장소가 어디인가에 따라 그 맛이 전혀 다르듯이 감정이란 단어를 쓰고 있지만 장소와 역사에 따라 그 에토스는 다르다. 최근 서구에서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이 왕성해지면서 감정을 중요시하는 연구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감정론의 역사성의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사단칠정이란 논쟁이 지구상에서 조선에서만 유일하게 일어났고 이 논쟁은 개항 이전 300년 동안 이루어진 사상논쟁이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서 감정의 사상사는 한국이 가장 길게 가지고 있을 것이다.
본고는 이러한 한국의 특수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허령의 종교성을 중심으로 퇴계의 감정론을 서술하였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종교라는 단어는 법률적구분으로 쓰였으며 천황을 믿는 신도, 기독교, 불교만 종교라 인정했고 유교는 암묵적 저항단체로 유사종교라 하여 경찰청에서 범죄자로 분류되었었다. 서구가 인정한 종교는 교리, 신도, 교당, 교주가 있어야 했는데 유교는 거기에 해당되지 않았다. 서구의 시선에서는 그렇지만 조선에서 유교는 사서가 성경의 역할을 했으며 제사라는 예배를 드렸다.
또한 사상적 다름으로 첫째, 서구는 인간의 이성을 보편이라 여겼고, 조선은 모든 만물에 내재한 리성(理性)을 보편이라 여겼기에 그 위상학적 층위도 전혀 다르게 형성된다. 즉 퇴계의 감정론은 서양이 말하는 이성-감정의 이분법을 넘어선 감정인 것이다. 둘째 주객의 문제이다. 서양의 인식론에서는 주체와 객체를 분리한다. 주체의 역할은 객체를 과학적으로 인식하여 사용하려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조선의 주객은 주인과 손님의 관계이다. 주인은 손님을 섬기는 방법에 대한 주인됨을 수양해야 한다. 이러한 사상적 다름으로 서구의 감정론자들과 퇴계의 감정론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내포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퇴계의 감정론에서 에토스를 허령의 종교성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는 주자와도 차이가 있다. 특히 허령의 위치가 다른데 주자는 미발의 영역에서 허령을 봤다면 퇴계는 사단과 칠정을 가르는 이발의 영역에서 허령의 적극성을 말하고 있다. 주자학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한국이란 토양이 고대로부터 종교적 토양이기에 다른 맛을 낸 것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종교성이 형성되었기에 다석 류영모는 ‘빈탕하신 하나님’이란 말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역사는 K-사상이 가진 고유성이며, 이러한 허령의 종교성은 세계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Presentation materi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