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er
Description
Women ‘tipping the scales’: A Study of Transformation and Reconfiguration of Wedding Preparation since the 2010s
‘저울질’ 하는 여성들: 2010년대 이후 결혼 준비 문화의 변화와 재구성
김현미 (Hyunmi Kim), 한국학중앙연구원
본 연구는 201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결혼 문화 변화가 결혼을 준비하는 행위자들의 갈등과 경합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 현재 가장 변화가 극심한 혼수 및 예단 문화를 통해 이를 분석하고자 한다. 결혼은 전통적으로 결혼 당사자들에게는 온전한 성인으로서의 성원권을 부여하고 두 집안 사이에는 유대와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통과 의례이며, 한국 사회에서는 부계 중심 공동체 질서를 공고히 하며 가족 중심 가치관을 존속하는 공적 역할을 담보해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시민들은 결혼을 더 이상 공동체나 의무의 개념과 연결하기보다는 개인과 선택의 개념으로 가져가고 있는듯 보인다. 혼주인 부모나 집안 어른들보다 결혼 당사자의 의견이 더 중요하며 결혼에서 폐백, 혼수, 예단 등 전통적인 절차나 물질 문화는 중요하지 않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주거 비용을 제외한 결혼 비용 지출에서 혼수나 예단은 예식장과 웨딩 패키지(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예단과 예물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이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전과 후의 비용 차이가 상당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이 지점에서 혼수 및 예단 문화의 변화 양상이 결혼 문화에서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고 보며, 이에 대한 생생한 경험과 실상은 다름 아닌 결혼 당사자인 여성들로부터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본 발표는 기존 연구들이 미처 주목하지 못한 2010년대 이후 결혼 준비 문화, 즉 웨딩 산업과 온라인 문화의 유착 및 팬데믹 여파라는 사회문화적 배경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혼수, 예물, 예단 등의 물질적 관행의 변화를 소개하며, 특히 ‘결혼식의 꽃’이라 불리지만 제도와 관념에 순응하는 수동적 존재로 비가시화 되었던 ‘신부’들을 심층 인터뷰하여 그들이 부계 중심 가부장제 질서에의 편입을 앞둔 상황에서 결혼을 준비하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분석한다. 그들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양가 어머니와 신랑, 관련 업체 종사자 등과 협상 및 갈등하는 과정, 그리고 그를 통해 제도에 순응 혹은 대항하는 과정에서 결혼 의례, 나아가 한국 사회에 어떻게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지를 살피고, 이를 통해 결혼 문화의 변화가 갖는 사회문화적 맥락과 그 함의를 도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