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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한 한국과 대만의 학병소설을 분석대상으로 특히 한국의 학병소설의 대표작으로 간주되는 이가형(1921~2001)의 《분노의 강》(1993)과 대만의 특별지원병소설의 대표작인 천첸우(1922~2012)의 《獵女犯(여수사냥)》(1976)을 대상으로 두 작가의 소설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어떻게 재현되고 있으며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일본군 위안부 서사의 양상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이가형의 《분노의 강》과 천첸우의 《獵女犯》은 두 작가가 태평양전쟁 당시 공통적으로 일제 학병으로 전쟁에 강제로 징집되어 남방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후 자신들의 실제 학병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서 일제의 학병과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두 작가의 학병서사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그들의 정체성을 구축하게 하는 타자로서 나타나는 공통점을 보인다.
이가형의 《분노의 강》과 천첸우의 《獵女犯》 두 작품에서는 공통적으로 전쟁에 강제로 끌려온 식민지인이기도 하지만, 일본군에 소속되어 전쟁을 수행한 학병이 일본병사로 변해가면서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모순적 위치에서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일본군 위안부를 타자화 시키며 전쟁에 대한 생존자의 현재 의식을 드러내며 학병과 일본군 위안부와의 관계성의 실체를 추적한다. 뿐만 아니라 소설 속 인물이 일본병사라는 입장에서 가해자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전쟁터에서 겪은 심리적, 정신적 갈등으로 인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식민지학병과 일본군 위안부의 역설적 위치와 비극성을 보여주면서 현실에서 각각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동시기 한국과 대만의 대표적인 학병 출신 작가의 일본군 위안부 소재 소설의 대비적 고찰은 지역적 국내적 범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일한 경험에서 동아시아적 보편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