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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해외 대학이나 교육기관에서의 한국사 교육은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서, 해외의 한국사 교육 및 연구에서 영어는 한국사 이외에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언어이다. 그러나 영어를 매개로 하는 한국사 연구와 교육에서 여러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한국사 고유 용어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한국사가 세계와 소통하며 학문적으로 발전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의 한국사 연구자 및 교육자들의 공통된 방안이 모색되지 못했다. 그 간 한국과 해외의 연구자와 교육자들은 각자의 편의에 따라 한국사 관련 용어를 사용했고 그러다 보니 동일한 한국사 관련 용어가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번역, 표기되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사 용어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점이 없고 어떤 방식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 교육에 더 효과적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동일한 것을 다르게 지칭함에서 오는 오류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국사편찬위원회 및 한국학중앙연구원을 비롯한 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한국사 영어 시소러스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지만, 정착되기는 요원해 보인다.
오히려 해외 학자들과의 연구 소통 및 한국사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사 용어를 고유 명사 그대로 표기하는 것<Romanization>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고자 한다. 현재까지의 한국사 관련 용어를 영어로 표기하는 것은 그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여 영어로 바꾸는 방식이 주도적이다. 즉, 약간의 변형은 있지만 집현전을 Hall of Worthies 라던가 영의정을 Prime minister라고 하는 등 의미 중심으로 번역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주로 외국의 학자들이 쓰는 것으로, 한국사 고유 명사가 가지고 있는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역사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한국인 및 한국인 연구자들과의 소통에도 다소 문제가 있음도 물론이다.
물론, 낯선 고유명사가 등장함으로써 한국사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한자어가 많이 등장하는 한국사 관련 용어의 특성상 한자적 배경 지식이 전혀 없는 영어 사용자의 경우에는 혼란의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사 교육을 경험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성을 가진 한국사 영어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를 수집해 보았다. 해외에서의 한국사 확산이 비단 전문가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저변을 넓혀 가는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확산을 위해서는 한국사에 초보적 관심을 가진 일반 대중 및 학생의 경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문 조사의 내용으로 한국사 관련 용어를 그대로 로마나이즈하는 방법과 뜻을 번역하는 방법 사이의 장단점 및 선호하는 방식, 해외에서 자국사가 아닌 다른 나라의 역사에 대해 학습할 때의 고유 용어 표기방식, 그리고 학습자의 배경에 따른 유효성 여부 등을 포함하여 한국사 용어를 영어로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한국사의 특징적인 면을 잘 나타내어 학습자들이 한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지를 고찰해 보고자 하였다.